자동차산업자료
[도약! 21세기 자동차강국] 1. 글로벌 무한경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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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2002. 12. 24

"1등 아니면 도태" 생존경쟁 치열


일본 도요타자동차 노사는 지난 3월말 결산에서 일본 기업 중 최초로 "꿈의 1조엔 순익 고지"에 올라섰지만 올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동결을 선언했다.
최근 타협적으로 바뀐 일본 노사 문화도 영향을 미쳤지만 디플레가 여전한 데다 전세계적인 공급 과잉 상태가 언제 해소될 지 모른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무한경쟁 시대 돌입
지금 전세계 자동차 업계는 노조가 "이익이 나면 몇 푼의 임금 상승 아닌 연구개발비에 더 써라"고 말할 정도로 경쟁이 격화된 상태다. 지난 90년대 자동차 설비 확장 경쟁에도 시장 증가율은 연 평균 1.6%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미국의 경우 20세기초 300~400개에 달했던 자동차 회사 중 다임러와 합병한 크라이슬러를 빼면 GM과 포드' 2개사만 남아 있다. 전통적인 자동차 강국인 일본도 미쓰비시와 마즈다' 닛산이 경영권이 넘어가는 등 도요타와 혼다를 제외하면 대부분 메이커가 경영위기를 겪고 있다.

이는 유럽도 마찬가지다. 피아트' 로버' 볼보' 롤스로이드' 오펠 등이 GMㆍ포드 등에 팔려 나갔다. 그나마 유럽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곳은 르노' 다임러벤츠' 폭스바겐 정도. 삼성차ㆍ대우차가 르노ㆍGM 등에 넘어간 것도 이 같은 전세계적인 공급 과잉 상황을 견디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은 메이저 업체가 미국ㆍ프랑스ㆍ독일 등 5개국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2만~3만개 부품으로 구성된 종합장치 산업인 만큼 새로 진입하기도 어렵지만 한 곳의 경쟁력이 무너지면 수성도 힘들다"고 말했다.

◆각국 정부 앞다퉈 자국 메이커 지원
지난해 미국은 자동차부문에서 무역수지 적자의 25.6%가 발생한 반면 일본은 무역수지 흑자의 97.8% 이상이 자동차 산업으로 인하여 얻었다. 산업 파급이나 고용 창출' 세수 확보 등의 측면에서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산업이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유형무형으로 자국 자동차 산업을 지원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탈리아의 경우 자국 자동차 산업의 발전을 위해 1'300㏄ 미만은 330만 리라(210만원)' 1'300㏄ 이상은 438만 리라(279만원)의 폐차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최근 제작일로부터 6년이 넘은 노후 승용차를 폐차하고 새 차를 구입할 때 특별소비세 30%를 감면해주기로 했지만 가격 인하 혜택이 20만원 정도에 불과한 데다 대상이 제한적이라 효과를 보기 힘든 실정이다.

자동차 산업에 대한 지원은 한국에 대해 걸핏하면 통상 장벽을 제기하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 상ㆍ하 양원은 지난 79년 "크라이슬러사 융자보증 법률안"을 가결' 정부보증융자 15억 달럴 포함해 총 35억1'750만 달러를 지원했다. 나쁜 선례를 남긴다는 언론이나 경쟁회사의 반대를 무릅쓰고 특정 회사를 위한 법률안을 마련한 것이다.
크라이슬러의 회생이 아이어코카의 전설적인 경영 능력 때문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미국 정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셈이다.

◆기로에 선 한국 자동차 산업
지금 국내 자동차 산업은 전세계적인 공급 과잉에도 불구하고 지난 90년대 연평균 7.6%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 세계 5위의 생산 대국에 오르는 등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내년도 국내 자동차 생산은 올해(310만대 전망)보다 3.2% 늘어난 320만대' 2004년 332만대' 2005년 347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레저용차량(RV) 등 고부가가치 차량의 수출이 늘어나고 해외 조사기관의 호평이 잇따르는 등 브랜드 이미지도 크게 향상되고 있다.

미국 J.D. 파워사의 평가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 5년간 품질 향상률은 42%에 달해 이스즈(39%)' 미쓰비시(38%)' 다임러크라이슬러(27%)를 제쳤다. 이에 따라 대당 평균 수출 가격도 빠르면 내년 말 1만 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
하지만 미래가 마냥 장미빛인 것만은 아니다. 커먼레일 디젤 엔진' 차세대 연료전지 자동차 등 핵심 기술이나 재무 구조가 선진국에 여전히 취약하고' 완성차에 비해 열악한 부품 산업의 수준도 문제다. 또 중국ㆍ인도ㆍ타이 등 후발 자동차 생산국의 도전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특히 수출 위주의 산업 구조 때문에 무역불균형이 심화될 때마다 통상 마찰이 제기되고 있으며 GMㆍ르노 등의 진출로 내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한마디로 21세기를 맞아 "고부가 브랜드로의 도약이냐' 틈새시장용 중저가 브랜드로 머무느냐"라는 기로에 서 있는 셈이다.

남충우 자동차공업협회 부회장은 "반도체ㆍ휴대폰이 국민 소득 1만달러의 버팀목이라면 자동차는 2만 달러 시대의 견인차일 수 있다"며 "업계는 기술개발' 브랜드력 향상' 부품소재 산업 육성 등에 힘쓰고' 정부는 각종 규제 철폐 등을 통해 세계 최고에 이를 수 있는 지원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형욱기자 choihuk@sed.co.kr




[도약! 21세기 자동차강국] 한국 車산업 현황

자동차산업은 2만~3만개 부품으로 구성된 대표적인 전후방 산업으로 제조업 가운데 철강' 기계' 전자' 전기' 고무' 섬유' 플라스틱 등 거의 모든 산업과 연관성을 맺고 있는 산업이다.

한국 자동차 산업은 제조업 생산의 9.5%ㆍ부가가치 생산의 9.4%ㆍ국세의 16.5%를 담당하고 있고' 고용도 150만명으로 전체의 7%에 달하는 대형 산업이다. 지난 90년 이후 연평균 7.6%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한국 산업발전을 견인하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생산규모로는 300만대로 세계 5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무역수지로는 지난해 132억달러 수출에 4억달러를 수입해 128억달러의 무역흑자를 올린 효자 종목이다.

수출은 지난 90년 34만대에서 올해는 155만대에 달할 만큼 무려 5배에 가까운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현재 내수와 수출의 비중이 거의 반반에 달하고 있다"면서 "내수가 부진하면 수출' 수출이 부진하면 내수로 전환하는 등 수익성 포트폴리오를 확보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완성차 업계의 매출도 95년 22조원' 2000년 36조원' 2001년 41조원으로 증가세가 완연하다.
최인철기자 michel@sed.co.kr




[도약! 21세기 자동차강국] 한국 車시장 현황 토종-외제 "진검승부"

"토종 대 해외 글로벌 메이커의 대결"
한국자동차 시장은 지난 11월 대우자동차가 GM에 매각되면서 글로벌 톱 메이커들이 생산기지를 가지고 접전을 벌이는 격전지로 변하고 있다.

이외에도 BMW' 포드' 도요타등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자동차 업체들이 대형차를 비롯해 레저용차량(RV)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중형차에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공략을 점차 강화하는 등 자동차 전시장으로 변신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의 안방시장 독식 시대가 끝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우차를 인수한 GM은 명성 그대로 세계 최대 자동차 기업이며' 삼성차 지분 80%를 보유한 르노는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프랑스의 대표주자. 한마디로 국내시장이 토종대 외산 메이커의 대리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현대ㆍ기아차는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후 경영위기에 몰린 대우자동차와 삼성자동차의 공백을 몰아 내수 시장점유율 75%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올렸으나 2003년부터는 피할 수 없는 진검승부를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ㆍ기아차는 세계 3위 자동차업체인 다임러크라이슬러와 연합군을 형성해 GM과 르노의 거센 추격을 사전에 막아내기 위해 온힘을 쏟고 있으며' 대우차와 삼성차는 새로운 주인을 맞아 시장점유율을 내수시장을 3등분 하겠다는 강한 포부를 내걸고 있다.

GM대우차는 한때 12%까지 하락했던 점유율을 점차로 끌어올려 지난 98년 기록했던 사상 최대 점유율 44%의 전설을 다시 한번 만들어낸다는 야심이다.
여기에다 틈새시장을 노린 수입차 업체들의 공략도 날로 거세지고 있다. 올해 수입차업체들은 내수 점유율이 1만8'000대 판매로 1.2%' 판매액 1조원을 돌파했다.
수입차 업계는 내년에 차종 도입을 40개 모델로 늘려 2만8'000대 판매를 목표로 하는 등 수입차 시장도 확대일로로 치닫는 실정이다.
최인철기자 michel@sed.co.kr



[도약! 21세기 자동차 강국] 車산업 경쟁력지원 시급

우리 자동차 산업은 치열한 경쟁의 와중에서 과거의 `싸구려 이미지`를 벗고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에 서울경제신문은 정부와 완성차업체' 그리고 부품업체들이 `지금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는 인식에서 이번 시리즈를 기획했다.
“2010년께면 자동차 회사 중 글로벌 6위 이하는 도태될 것이다”

신국환 산업자원부 장관이 기회있을 때마다 강조하는 말이다. 지금 유수 자동차 회사들은 전세계적인 공급과잉 사태로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선진국들이 경쟁국에 통상마찰을 제기하는 한편 자국 회사에는 구제 금융을 지급하는 등 이중적 행태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탈리아ㆍ스페인ㆍ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은 내수 판매 증가를 위해 자동차 1대를 폐차할 때마다 100만원~250만원 가량의 인센티브를 시행하고 있을 정도다.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80년대초 크라이슬러의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미국 의회가 법률안을 마련' 무려 15억 달러의 정부보증융자를 지원했다.

국내 업체 관계자는 “미국으로서는 자동차ㆍ철강은 하늘이 두쪽 나도 포기할 수 없는 국가 기간산업”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국내도 마찬가지다.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가 올해 2년 연속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되는 데 비해 자동차는 지난해 136억 달러' 올해는 150억 달러 이상의 무역 흑자가 예상된다. 외환위기 이후 여타의 주력 산업들이 힘을 못 쓰는 동안 사실상 국가 경제를 지탱해온 셈이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은 눈을 씻고 봐도 찾기 힘들다. 지원은 커녕' 미국이나 시민단체 등을 의식하다보니 통상 마찰' 불합리한 세제 및 배출가스 규제 등에 대해 일관된 정책조차 펼치지 못하고 있다.

기아의 RV 카렌스2가 세계 어느 업체도 맞출 수 없는 배출가스 기준 때문에 내년 초부터 국내 시판이 불가능하게 된 것이 단적인 예다.

조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동차는 장치산업이라는 특성상 내수의 뒷받침이 없으면 발전이 더딜 수밖에 없다”며 “정부는 선진국처럼 친환경 차량' 연료 전지 차량 등 미래 기술개발에 대한 지원과 함께 세제ㆍ규제 등을 글로벌 기준으로 정비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최형욱기자> 서울경제




[자동차] 자동차업계 "내년 화두는 탈 코리아"

국내 자동차업계가 내년 성장 동력을 해외 시장에서 찾고 있다.
내년 세계자동차시장은 2.3%가량 커질 전망이다. 서유럽(1.3% 감소)을 제외하고 미국 시장이 2.2%' 일본 1% 정도 커질 것으로 보이며 특히 중국은 10.1%의 성장세가 예상된다(한국자동차공업협회 12월 발표).
이에 따라 각 자동차회사는 현지 생산체제를 마련하고 해외 판매망을 정비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국내시장은 내년 신차 발표가 거의 없는 데다 2004년 특별소비세 인하 조정을 앞두고 내수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현대차는 23일부터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기차유한공사’를 통해 쏘나타(국내명 뉴EF쏘나타)를 생산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날 쏘나타 1호차 생산 기념 행사에서는 중국 공산당 서열 4위인 자칭린(賈慶林)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등 중국 유력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현대차는 “내년부터 쏘나타 이외에 아반떼XD 등 다른 차종의 현지 개량 모델도 선보일 것”이라며 “중국 내 생산량을 2010년까지 연간 50만대로 늘리고 이를 위해 모두 11억달러(1조3200억여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아차는 최근 미국에서 ‘서클 오브 엑설런스’라는 판매망 강화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기아차와 거래하는 630여개 판매대행사(딜러) 중 기아차만 파는 전담 딜러들에게 대당 300달러(36만여원) 정도의 판매수당을 추가 제공한 것으로 기아차는 이를 통해 현재 20% 수준인 전담 딜러 비율을 75%까지 높일 계획이다.
또한 기아차의 해외 신차 발표 로드 서비스도 올해 38개국에서 내년 57개국으로 확대된다.
기아차는 현대차에 앞서 이달 2일 중국 내 합자사인 둥펑웨다기아자동차유한공사와 함께 현지판매 소형 신차 ‘천리마(현대 액센트 변형 모델)’를 발표한 바 있다.
쌍용차의 경우 내년 중국 장링(江玲)자동차와 합작법인을 세우고 렉스턴' 코란도' 무쏘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중국에서 생산한다.
쌍용차는 이어 우루과이에도 조립공장을 세워 우루과이를 비롯해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등에서도 차를 팔 예정이다.
GM대우차는 내년 라세티를 중국' 호주 등에서도 판매할 계획을 갖고 있다.
또 제너럴모터스(GM)가 대우차를 인수할 당시 오스트리아'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스위스 등의 판매법인을 인수한 서유럽 시장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GM대우는 3' 4년 내에 서유럽시장에서 연간 20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 아래 현지 판매망을 새로이 정비 중이다.
한편 국내시장에서 자동차 업체가 내년에 내놓기로 확정한 신차는 2월 기아차의 대형차 ‘오피러스’가 유일하다.
부분 변경 모델로는 현대 아반떼XD와 에쿠스가 각각 상반기와 하반기에' 기아 스펙트라가하반기에' 쌍용 무쏘가 4월경으로 예정돼 있으며 GM대우는 기존 칼로스의 배기량 1200㏄급 모델을 상반기에 내놓는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세계 자동차업계' 하이브리드車 개발 경쟁
전세계 메이저 자동차업체들이 최근들어 전기-휘발유 혼용엔진을 사용해 연료절감 효과가 뛰어난 ‘하이브리드 차량’의 개발 및 출시계획을 잇따라 밝히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WSJ)이 23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GM과 도요타는 다음달 열리는 디트로이트 자동차쇼에서 현재 생산하고 있는 주요 자체 브랜드 차량의 하이브리드 버전을 공개하기로 했으며 향후해당 차량의 생산도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M의 경우 오는 2004년부터 2010년까지 단계적으로 모든 생산차종에 대해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옵션으로 제공할 방침이며 도요타도 ‘렉서스’와‘하이랜더’ 브랜드 등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차량의 생산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도요타는 특히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고 있는 차량인 ‘캠리’에 대해서도 하이브리드 버전 개발을 계획하고 있으며 오는 2005년까지 하이브리드 차량판매를 연 30만대 수준으로 늘릴 방침이다.
이밖에도 포드자동차가 자사의 SUV인 ‘이스케이프’의 하이브리드 버전을 내년말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다임러크라이슬러도 하이브리드 트럭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업체간 경쟁이 치열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하이브리드 차량은 일본의 혼다와 도요타가 생산하고있는 일부 소형차에 국한돼 있으나 최근의 추세로 미뤄 조만간 시장주류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연합〉


자동차업계' 서유럽 시장 공략 박차
‘서유럽 자동차 시장을 뚫어라’ 자동차 수출의 북미 편중도가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차업계가 내년도 서유럽 수출목표를 대폭 늘리는 등 서유럽 시장을 본격 공략하기 위해 나섰다. 올 한해 유로화 약세와 서유럽 자동차시장의 전반적인 위축 등으로 수출이 감소했던 서유럽에서의 부진을 털고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통해 수출국 다변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2000년 서유럽 수출대수가 26만대를 넘어섰으나 지난해 24만3천여대에 이어 올해도 23만7천여대(예상치)에 그치는 등 서유럽수출이 최근 몇 년간 감소세를 보여왔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내년도 서유럽 시장에서의 판매목표를 28만대 가량으로 20%정도 늘리는 한편 소형차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시장 특성을 감안' 소형 다목적차량(MPV)인 겟츠와 라비타를 전략 차종으로 정해 마케팅을 한층 강화키로 했다.
특히 서유럽 시장에서의 디젤 차량의 판매 증가 추이에 따라 내년중 겟츠 디젤을 새로 투입하는 등 현재 35% 가량을 차지하는 디젤 수출차량의 비중을 40%대로 늘릴 방침이다.
GM대우차도 GM의 대우차 인수 당시 오스트리아와 베네룩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스위스 등의 판매법인을 인수한데다 서유럽 시장이 GM대우의 전체 수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여기에 거는 기대가 크다.
GM대우차는 3-4년 내에 서유럽시장에서 연간 20만대를 판매한다는 야심찬 목표아래 현지 네트워크의 강화에 나서기로 했으며 장기적으로는 수출용 디젤 승용차 개발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지난 9월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칼로스 1.4ℓSOHC를 서유럽에 본격 출시한데 이어 내년중 칼로스 1.2ℓ등 투입 모델을 다양화하고 최근 선보인 준중형 신차 라세티를 내년 하반기에 서유럽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대우차는 95년을 전후해 마티즈와 라노스' 누비라 등을 앞세워 서유럽 시장에 진출한 뒤 수출대수가 매년 증가' 99년에는 19만여대를 수출하기도 했으나 회사 부도 등으로 수출이 급감' 지난해 12만여대에 그친데 이어 올해는 8만5천대 정도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아차도 92년 서유럽 시장 진출 후 2000년 8만3천198대' 지난해 8만7천464대를 수출한 이후 올해는 지난달까지 7만4천65대 판매에 그쳤으나 내년에는 11만2천대(디젤 차량25∼30%)로 목표치로 늘려 잡았다.
이를 위해 서유럽 현지 판매망을 강화하고 내년초 국내에 출시할 고급 대형 세단인 ‘오피러스’ 등 신차를 내년 하반기에 추가로 투입키로 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유로화 약세도 강세로 돌아서고 있어 내년에는 서유럽 차수출이 회복세로 반전돼 올해의 39만6천대에서 8.6% 가량 늘어난 43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자동차 수출은 지난 94년까지 북미가 서유럽보다 우위를 보이다 95년 역전된 뒤 99년까지 서유럽이 앞섰으나 지난해 다시 뒤집혀 올해 북미 수출이 전체의 50%를 넘어서는 등 수출 지역 편중화가 심화돼왔다.
업계 관계자는 “달러 환율 변동 등 변수가 있는 만큼 수출다변화는 선택이 아닌필수”라며 “디젤 차량 및 소형차 강세 등 유럽차 시장의 특성을 살린 마케팅 전략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