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자동차산업이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 1위인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국내 그룹(기업집단) 가운데 경제기여액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26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자동차산업 수출의 생산유발액은 2365억달러(약 321조 8765억원)에 달했다. 수출의 생산유발효과는 한 산업이 해외에 제품을 수출할 때 그 제품을 만들기 위해 국내에서 얼마나 많은 생산 활동이 발생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자동차산업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생산유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13.8%에서 지난해 18.2%로 크게 증가했다.지난해 자동차산업의 수출과 무역수지도 선전을 펼쳤다. 작년 완성차 수출은 708억달러를 기록하며 2년 연속 700억달러를 돌파했다. 자동차부품을 포함한 'K-자동차' 전체 수출 역시 역대 최대인 2023년의 938억달러에 근접한 933억달러를 기록했다.무역흑자는 727억달러로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는 작년 우리나라 전체 무역흑자의 1.4배를 웃도는 성과로, 국가 무역수지가 지난해 흑자 전환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수출액 대비 무역흑자 비중은 78%로, 반도체(49%), 일반기계(40%) 등을 앞지르며 주요 수출 품목 가운데 높은 외화획득 효율을 보였다.K-자동차는 일자리 측면에서도 국가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자동차산업의 직·간접 고용인원은 약 1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은행 산업연관표(2022년 연장표)를 활용해 산출한 철강(41만명), 반도체(28만명) 분야 등의 직·간접 고용인원을 크게 앞서는 수치다.특히 자동차산업은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자동차산업의 평균임금은 6091만원으로, 국내 제조업 평균임금 5377만원을 13% 상회하고 있다.자동차산업은 국가균형발전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국내 주요 산업의 권역별 생산비중(생산액 기준)에 대한 2023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반도체는 수도권에 82%, 조선은 동남권에 80%가 집중된 반면 자동차산업은 △동남권 35% △수도권 29% △충청권 16% △호남권 11% △대구경북권 9% 등 생산이 전국에 걸쳐 고르게 분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산업은 이를 통해 청년 인구의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역 소득 증대 및 소비 활성화를 촉진하는 등 각 지역이 장기적인 자립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특히 현대차그룹의 경제 기여도는 국내 기업 중 가장 크다. 기업데이터연구소인 CEO스코어가 500대 기업(공기업·금융사 제외) 가운데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2024년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국내 그룹 중 현대차그룹(9개사)의 경제기여액이 359조 4384억원으로 가장 컸다. 경제기여액은 기업이 경영활동으로 만들어내는 경제적 가치를 모두 더한 것으로, 한 기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과 파급효과를 살펴볼 수 있는 평가 지표로 거론된다.현대차그룹 9개 회사의 개별 경제기여액은 △현대자동차 115조 2187억원 △기아 86조 5890억원 △현대모비스 52조 1965억원 △현대건설 30조 2921억원 △현대글로비스 25조 4479억원 △현대제철 15조 4795억원 △현대엔지니어링 15조 170억원 △현대트랜시스 11조 7964억원 △현대위아 7조 4013억원 순으로 집계됐다.특히 현대차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는 개별 100대 기업 중 경제기여액 상위 톱 5에 이름을 올렸다.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앞으로도 협력사 동반성장, 주주가치 제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하며,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라고 말했다.업계 관계자는 "세계 각국의 보호 무역주의가 강화됨에 따라 자동차 산업은 기업을 넘어 국가 간 경쟁으로 판도가 뒤바뀌고 있다"라며 "우리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기업들이 국가 경제에 더욱 기여하고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도록 어느 때보다 성원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