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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차 경영권승계 비교되네
| 운영자 | 조회수 2,441
2002. 1. 17 내외경제

삼성-현대차 경영권승계 비교되네

재계의 양대 축인 삼성과 현대차그룹의 경영권 승계작업이 뚜렷한 대비 를 이루고 있어 주목된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에 대해 ‘아직까지 배울 게 많다’며 ‘경영 수업’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정몽구 현대차그 룹 회장은 장남 정의선 현대차 부사장을 고속 승진시키면서 의사 결정에 참여시키고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의 신중한 행보와 현대차그룹의 정공 법을 양 그룹의 기업문화 차이로 분석하면서 향후 3세들의 입지가 어떻 게 구축될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 신중' 현대차 조기 가시화=이 상무는 미국과 일본에서 유학한 후 지난 2001년 3월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보로 들어왔다. 이 상무는 17일 정기 임원 인사에서 2년 만에 ‘보’자를 뗐다. 반면 99년 말 현대 차 이사로 경영에 참여한 정 부사장은 해마다 한 단계씩 승진했다.

정 부사장은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현대모비스 등기이사로 등재된 데 이 어 올해 기아차의 등기 이사도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 부사장은 자동차에서 기획 및 구매를 총괄했으며 현대카드에서도 금융 관련 신사 업 업무를 맡고 있다.

이 상무는 반면 ‘경영 수업’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이 상무는 2 년 동안 소니' 도시바' IBM' 인텔 등 세계적 정보기술(IT)기업 인사들과 GE연수원 교육' ‘선밸리 회의’등을 통해 글로벌 경영감각을 익혀 왔다 . 이 상무는 지난해 ‘이건희 삼성장학재단’설립 시 자신이 보유 중이 던 삼성전자 주식 700억원어치를 출연하고 이 재단의 등기이사로 등재됐 다.

이 회장이 이 상무를 재단 등기이사로 등재시킨 것은 매우 의미있는 조 치라는 게 재계의 분석. 삼성이 고 이병철 선대 회장부터 인재제일주의 를 기치로 내걸고 있다는 점에서 핵심인재 발굴과 육성을 전담할 장학재 단에 이 상무를 등기이사로 등재시킨 것은 이 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대 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행보 차이는 지분권이 배경=삼성이 상대적으로 느긋한 것은 이 상무 가 지배구조에 있어서 그룹 지배권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 이 상무는 삼 성에버랜드 지분 25.1%' 삼성 SDS 6.5% 등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상당부 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에버랜드는 삼성의 지주회사격인 삼성생명 지분 19.3%를 소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분구조상 이 상무는 이미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정 부사장의 사정은 다르다. 6000여주 가량의 현대차 주식과 본텍 지분 30%' e-비즈니스 전문 회사인 오토에버 지분 20% 등을 갖고 있을 뿐이다. 고속승진 배경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의지가 크게 반영 된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정 부사장의 능력과 자질에 대해 흡족하며 만족한다는 언급을 한 적이 있다.

정 회장은 지분 승계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 부사장을 중심으로 한 인적 지배력을 먼저 강화' 후계구도를 조기 가시화하고 있다는 것이 재계의 관측이다.

유근석·김성홍 기자/shk@n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