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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자사주 취득 사실 숨겨.."투명성"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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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날 짜 2003.06.13

현대카드' 자사주 취득 사실 숨겨.."투명성" 부족

11일 "자사주 취득" 부인..하루만에 사실로 드러나

[edaily 김기성기자] 현대카드가 자사 지분 100%를 갖고 있던 기업구조조정투자회사(CRV) 퍼스트씨알비를 최근 흡수합병하는 과정에서 자사주 22.9%를 취득한 사실을 숨긴 것으로 드러나 기업 투명성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 11일 "두회사의 합병과정에서 현대카드가 자사주 23% 가량을 취득했고' 이로 인해 기존 주주인 현대캐피탈(55%→43%) 현대차(24%→19%) 자산관리공사(21%→15%)의 지분율이 상당폭 떨어졌다"는 edaily 보도가 나가자 "합병후 주주들의 지분율에는 전혀 변동이 없었고' 보도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공식적으로 부인하는 해명자료를 냈다.

그러나 현대카드의 이같은 해명은 하루만에 거짓임이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현대차' 기아차' INI스틸 등 3개사가 12일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등 부실 금융 계열사에 총 5043억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공시하면서 현대카드의 자사주 22.9% 취득 사실이 자연스럽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의 지분율은 56.2%에서 43.3%로' 현대차는 24%에서 18.5%로' 자산관리공사는 19.8%에서 15.3%로 각각 하락한 것도 함께 드러났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카드가 자사주 취득사실을 숨길만한' 또다른 이유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카드 고위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어 본의 아니게 그렇게 됐지만 사실을 숨길 생각은 없었다"며 "합병의 행정처리상 취득한 자사주이기 때문에 조만간 전량 소각할 예정"이라고 변명했다.

그러나 현대카드가 공식자료까지 배포하면서 자사주 취득 사실이 전혀 없었던 것처럼 오도함으로써 기업 투명성에 대한 비난을 면키 어렵다. 기업의 발표자료는 곧 공식입장인데' 엄연히 있던 사실을 "그런 일 없다"고 부인' 신뢰성 추락을 자초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합병 과정에서 자사주를 취득했지만 조만간 소각할 예정인 만큼 사실상 주주의 지분율에는 변동이 없다고 했으면 되는데' 하루만에 밝혀질 사실을 공식 자료까지 뿌리면서 부인한 이유를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