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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기업] 재계' 나 떨고 있니? -SK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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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머니투데이 2003년 2월18일 오전 11:46

[뉴스-기업] 재계' 나 떨고 있니? -SK 파문

[머니투데이] 재계는 검찰의 SK그룹 구조조정본부 압수수색과 관련' 노무현 차기정부로부터 기습공격을 받은 듯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SK그룹 회장인 손길승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으로 취임한데 이어 노당선자와 손회장의 회동으로 정-재계에 화해무드가 조성되는 상황에서 전경련의 수장을 맡고 있는 SK그룹을 겨냥했다는 점을 심상치 않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삼성' LG' 현대차 그룹 등 주요 그룹들은 이번 검찰의 SK그룹에 대한 압수수색의 칼끝을 예의주시하면서 진의파악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재계 일각에서 보는 재계 길들이기시각보다는 경영투명성을 확보하려는 차기정부의 의지로 해석해야 한다며 중장기 관점에서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개숙인 전경련 = 사회주의 발언 파동 이후 손회장의 전경련 회장 취임으로 활력을 되찾았던 전경련은 검찰의 압수수색 소식을 접하면서 무거운 침묵에 빠져들었다.

재계의 본산을 자처하는 전경련이지만 검찰의 기습적인 초강수에도 극도로 코멘트를 자제하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전경련은 현재 이렇다 저렇다 말할 입장이 아니다.

확실히 드러나는 것도 없고' 다만 걱정할 뿐이다"며 정-재계의 갈등 재연을 우려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말을 아끼며 사태 추이를 주목하고 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뭐라고 할말이 없다.

당혹스럽다"며 극도로 입조심을 하는 분위기다.

그는 "그룹 반응을 알아볼려면 일반 기업들에게 물어보는 게 좋지 않겠느냐"며 답변을 회피했다.

대한상의 안팎에서는 가뜩이나 박용성 회장이 두산중공업 사태로 곤경에 처해있는 상황인 만큼 이번 SK그룹 압수수색을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주요그룹' 다음은 어디 초긴장 = 대기업들은 숨을 죽인 채 이번 사건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 지 긴장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노 당선자가 재벌개혁을 위해 내세운 출자총액제한 제도를 비롯해 증권분야 집단소송제' 상속 및 증여세 완전 포괄주의의 3대 재벌개혁 과제가 흥정의 대상이 아님을 분명히 한바 있다"며 "이번 SK의 부당 내부거래 문제는 차기 정부의 재벌정책 방향이 상당부분 반영돼 있는게 아니냐"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또 "검찰이 재벌 회장실을 비롯해 구조조정본부 등을 샅샅이 뒤지는 방식으로 압수수색을 벌인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라며 "이는 그만큼 의지가 분명함을 드러낸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도 "재벌개혁에 대한 차기 정부의 의도가 확고한 만큼 이번 SK사태는 다른 재벌기업들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번 SK사태를 계기로 재계의 경영 투명성 확보 노력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특히 후계구도 정지작업을 벌여야 하는 삼성' 현대차 등은 이번 SK사태가 어떤 식으로 해결되는지 예의 주시할 것"이라며 "재계의 후계구도 가시화 문제는 당분간 수면 밑으로 가라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재무담당 상무가 검찰조사를 받은 한화측은 "지난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분식회계와 관련' 경미한 징계를 받았으나 검찰에 고발될 만큼 문제가 됐던 사안은 아니다"라며 "또 지난 1월 검찰에 설명한 것은 상세히 소명한 만큼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측은 "이재용 상무와 관련된 건은 다 알려진 사실"이라고 전제한 뒤 국세청이 지난 2001년에 삼성 SDS BW 저가매입과 관련' 증여세 510억원을 부과했다.

이에 대해 "작년 5월 일단 세금을 낸 뒤 부당하다고 판단' 국세심판원에 이의신청을 제기한 상태"라면서 "검찰의 이번 추가 수사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시장' 경영투명성 확보차원으로 해석해야=교보증권 김석중 상무는 "이번 SK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SK계열사에 한정될 뿐 시장 전체적으로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또 "노 당선자가 수차례에 걸쳐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강조한바 있다"며 "이번 SK 사태를 계기로 주요 기업들이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려는 노력들이 가시화 될 것으로 보여 중장기적으로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도 "이번 사태는 표면적으로 SK증권의 불법거래에서 시작됐으며' 오래전부터 진행돼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제한 뒤 "노 당선자의 재계 길들이기라는 시각보다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언급한 지배구조 투명성 및 내부거래 엄단이라는 원칙에서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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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2002@moneytoday.co.kr>이규석이승호?/a>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