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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시장 ‘China Dream’] 베이징현대기차 노재만 총경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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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ncial news 발행일자 : 2003-02-24


“중국' 인도' 동유럽 등 3곳은 지구상에 남아있는 마지막 자동차 생산기지다. 이중 제일 큰 시장인 중국을 조기에 점령' 현대차가 오는 2010년 ‘글로벌 톱5’에 진입하도록 하겠다.”

베이징현대기차유한공사(北京現代汽車有限公司·이하 베이징현대기차) 노재만 총경리(54·사진)의 야심찬 포부다.

직원들과 함께 햄버거로 점심을 대신하면서 생산현황을 점검하고 있는 노총경리를 만나 베이징현대기차의 그간 사업질적과 추진방향을 들어본다.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가 중국에서 중형차 쏘나타(국내명 뉴EF쏘나타)를 처음 생산' 판매하면서 본격적인 대륙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양산체제를 갖추게 된 의미는 무엇인가.

▲현대차가 오는 2010년 중국시장 ‘4대 메이커’에 진입하기 위한 첫 행보다. 쏘나타는 그동안 전세계 품질평가기관 및 유수의 언론들로부터 격찬을 받은 검증된 모델이다. 특히 오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 박람회 개최를 앞두고 중국 자동차 시장의 폭발적 확대가 예상되는 시기에 쏘나타가 생산된 것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중국에서 생산하는 쏘나타의 특징은.

▲중국시장 특성에 맞도록 설계한 승용차다. 베이징현대기차는 최고의 자동차라고 자부하는 쏘나타를 통해 중국 시장 내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른 시일 내에 중국 고객이 원하는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중국 인민이 꼭 타보고 싶은 최고 품질의 차를 생산하는 대표적인 자동차회사로 성장하겠다.

―베이징시 당국이 쏘나타 구입을 독려하고 있다. 그 이유는.

▲베이징시 당국이 직접 쏘나타 세일을 독려하고 나선 것은 지역별로 경쟁하는 중국 특유의 분위기 때문이다. 톈진(天津)의 경우 시알리' 상하이(上海)는 산타나' 광저우(廣州)는 혼다' 창춘(長春)은 아우디 등이 대표적으로 육성한 자동차 브랜드다. 쏘나타의 경우 베이징시에서 처음 생산되는 자동차로서' 앞으로 시의 대표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것이 베이징시 당국의 입장이다.

―쏘나타가 6만7000대 규모의 베이징 택시시장에서 표준 사양으로 채택됐는데'

▲중국 소비자들에게 세계 선진 자동차 업체의 각축장인 베이징시를 대표하는 차종의 하나로 인정받았다는 점이다.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중형차급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이다. 벌써 2개의 택시회사가 600대를 구입했다. 이 택시는 오는 3월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렌터카 형식으로 전인대에 참가하는 23개성' 4개 자치구' 4개 직할시 인민대표에게 제공된다. 이는 선언적인 의미가 있다. 즉 중국 전지역에서 오는 인민대표에게 쏘나타라는 고품질을 통해 현대차의 브랜드를 각인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추가 생산계획은.

▲현대베이징차는 내년부터 쏘나타 이외에 아반떼XD 등 다른 차종의 현지 개량 모델도 선보일 것이다. 중국내 생산량을 오는 2010년까지 연간 50만대로 늘리고 이를 위해 모두 11억달러(1조3200억여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 sejkim@fnnews.com 김승중기자


[13억시장 ‘China Dream’] ‘P&D엔진’ 달고 만리장성 질주

‘계획과 행동을 동시에 추진하자(PLAN & DOING).’



노재만 총경리(사장)는 직원들과 함께 햄버거를 먹으면서 생산현장을 직접 점검한다.

한국 주재원들은 생산현장 곳곳을 누비면서 “중국대륙 모든 길에 쏘나타가 질주하는 그날까지 베이징현대기차의 ‘PLAN & DOING’은 계속될 것이고' 이는 곧 현대차의 새로운 성장엔진”이라며 강한 어조로 중국 현지인들을 독려하고 있다.

현지인 근로자들도 주재원들의 축적된 기술을 하나라도 더 습득하기 위해 숨소리조차 내지 않는다. 그리고 공장 한곁에서는 자동차 차체(보디)를 양산할 수 있는 설비시설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지난 18일 찾은 베이징 인근 순이에 있는 베이징현대기차유한공사(北京現代汽車有限公司·이하 베이징현대기차)의 첫 모습이었다. 그리고 현대차의 공격적 경영을 ‘국제자본의 블랙홀’ ‘세계 제조업의 굴뚝’ ‘정보기술(IT) 산업의 새로운 메카’라고 일컬어지는 중국에서 실감할 수 있었다.

◇중국에서 가속페달 밝는 현대차=“쏘나타가 만리장성을 넘어 세계로 질주하는 것은 시간 문제입니다.”

새로 생산된 쏘나타를 최종 점검하는 ‘PDI’ 현장에서 중국 현지 근로자를 독려하고 있는 차지윤 과장(46)의 검게 그을린 얼굴은 자신감으로 가득차 있었다.

차과장은 “모든 주재원과 현지인들이 한마음 돼 중국의 기후와 지리여건에 맞는 고품질 쏘나타를 밤낮없이 생산하고 있다”며 PDI 검사를 받으러 들어온 검정색 쏘나타로 달려간다.

그리고 그는 엔진을 검사하는 중국인 여성근로자에게 다가가 서투른 중국어와 억색 경상도 사투리를 섞어가면서 세밀한 부분까지 현장 지도를 하기 시작했다.

이는 현대차와 베이징시 시영기업인 베이징자동차(北京汽車)가 지난해 10월 합작 설립한 베이징현대기차의 생산현장의 한 단면이다.

베이징현대기차는 ‘만리장성’ 공략에 급비치를 내고 있는 현대차의 첫 작품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23일 베이징현대기차를 통해 중국대륙에 중형차 쏘나타(국내명 뉴EF쏘나타)를 탄생시켰다.

이날 출시행사에는 자칭린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당서열 4위)' 우이 국무위원' 자오난치 국가정협 부주석' 류치 베이징 시장과 정몽구 현대차 회장 등이 참석했다. 현대차는 베이징시는 물론 중국정부의 기대를 한몸에 안고 중국대륙에 우뚝 솟은 것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12일까지 3322대를 생산했다. 기록적인 성과다. 생산된 쏘나타는 택시회사' 베이징 시정부' 경찰' 일반인 등에게 모두 5218대(예약분까지 포함)가 팔려나갔다.

베이징현대기차는 쏘나타를 올해 말까지 5만대를 생산한 뒤' 2004년 10만대' 2004년 30만대' 2010년 50만대로 생산 규모를 늘려갈 계획이다.

또 2004년부터 아반떼XD를 새로 생산하는 등 앞으로 승용차 전 차종에 걸쳐 중국 현지에 맞는 제품을 내놓기 위해 오는 2005년까지 4억3000만달러' 2010년까지 총 11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왜 쏘나타를 출시했나=중국시장 공략의 첨병으로 나선 쏘나타는 이미 국내를 비롯한 전세계 고객들에게 그 우수한 품질과 성능을 인정 받은 자동차다. 그래서 현대차는 쏘나타를 선택했다.

지난해 10월8일 미국의 권위있는 품질조사 기관인 제이디 파워(J D Power)사의 신차 성능테스트에서 일본과 유럽의 경쟁 차종을 제치고 1위로 선정됐다. 또 이달 초에 발행된 최고 권위의 미국 컨슈머 리포트(Consumer Report)지에 쏘나타가 추천 차종으로 선정되는 등 세계시장에서 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지금 쏘나타를 구입한 중국인은 2개월 후에나 자동차 키를 받을 수 있습니다.” 권일주 마케팅담당 차장(45)의 일성이다.

권차장은 이어 “쏘나타가 본격 출시되면서 중국 중형차 승용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쏘나타가 중국인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에 대해 “실용성을 중시하는 중국 소비자들이 그동안 국내외에서 검증된 품질' 성능의 우수성 뿐만 아니라 가격경쟁력이 탁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쏘나타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중형차급에서 혼다 어코드' 폴크스바겐 파사트' GM 뷰익 등과 경쟁하고 있다.

◇쏘나타 사세요=베이징일보(北京日報)는 최근 “베이징시 공산당 당국자들이 베이징현대기차의 주력 생산차인 쏘나타가 올 판매 목표량(4만5000대)의 10배 이상 팔릴 수 있도록 주민들에게 협조를 호소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시 당국이 한·중 합작으로 생산하고 있는 쏘나타 구입을 호소하고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노총경리는 “베이징시 당국이 직접 쏘나타 세일을 독려하고 나선 것은 쏘나타를 시의 대표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베이징현대기차는 시당국의 협조에만 의존하고 있지는 않다. 이 회사의 독자적인 판매망을 중국대륙 곳곳에 안착시키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도 함께 펼치고 있다.

권차장은 “현재 대리점은 북경(4개소)을 포함해 8개소가 있다. 연말까지 전국에 100개 대리점을 개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완변한 AS시스템' 4S 딜러제도 구축 등을 통해 “고객과 함께 호흡하는 판매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차장은 “‘중국에서 성공하려는 사람은 쏘나타를 구입해야 한다’는 이미지를 조기에 구축해 올해 말 5만대 판매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의 자동차 시장은 올해 약 320만대 규모로 예상된다. 2010년에는 600만대(보유대수 5000만대)에 이르러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제3위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 sejkim@fnnews.com 김승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