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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경영ㆍ정도경영] 현대.기아차 : "유리알처럼…" 정신 재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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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 발행일자 : 2003-04-15

[윤리경영ㆍ정도경영] 현대.기아차 : "유리알처럼…" 정신 재무장
"윤리경영과 투명경영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지름길."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 1월 글로벌 스탠더드의 최우선 순위로 부각되고 있는 윤리경영과 투명경영을 정착시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제품의 품질을 높이는 하드웨어적인 경쟁력에다 임직원들의 마인드까지 고양시키는 소프트웨어적인 경쟁력을 가미하겠다는 의지다.

현대·기아차는 선언문에서 "고객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고 고객과의 약속을 이행하며'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사회복지사업과 투명한 경영활동을 통한 국가발전에 공헌하며'협력업체와의 거래에 공개입찰 전자입찰제를 정착시키고'어떠한 형태의 금품이나 향응수수 행위도 배척한다"고 밝혔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유럽의 예를 들어 윤리경영의 실천을 강조했다.

"유럽이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생산성은 떨어지지만 아직도 자동차 강국으로서의 위치를 유지하는 것은 기업이 윤리경영을 확고히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정 회장은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고객이 업계를 믿고 자동차를 구입할 수 있도록 현대·기아차가 사회적인 신뢰구축에 앞장서자"고 밝혔다.

현대·기아차의 윤리경영은 이런 최고경영진의 의지'전 임직원의 솔선수범'협력업체와의 상호신뢰 등 3대축을 중심으로 실천되고 있다.

특히 갑과 을의 관계인 협력업체와의 공정한 거래를 위해 구매윤리 헌장을 강화했다.

엄정한 공개입찰과 전자입찰제를 뿌리내리게 해 투명성을 확보하는 한편 협력사가 현대·기아차와 관련된 불편사항 및 건의사항을 경영진에 전달할 수 있도록 협력회사 소리함 제도를 신설했다.

협력사의 대외업무를 공정하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전담 매니저를 지원하는 협력회사 대리인제도도 도입했다.

현대·기아차는 또 임직원의 반듯한 처신을 당부하고 있다.

설날과 추석 등 민속명절에 선물이나 금품을 일절 받지 않을 것을 전 임직원에게 고지했다.

협력업체에 선물이나 금품을 요구하는 부정한 임직원은 철저히 제재하고 있다.

지난 설날에는 "선물 안주고 안받기" 캠페인을 전개했다.

2천5백여 협력업체에 현대·기아차의 윤리경영 취지를 알리고 협조를 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일괄 발송했다.

현대·기아차는 이와 함께 임직원 윤리실천 강령과 협력업체 윤리강령을 제정했다.

협력업체와 임직원 및 고객들로부터 불공정거래 사례를 인터넷을 통해 신고받아 처리과정까지 통보해주는 사이버 감사실제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톱5 자동차메이커 진입은 생산성과 품질을 높인다고 달성되지는 않는다"면서 "윤리경영과 투명경영을 통한 조직 구성원들의 정신무장도 필요충분 조건"이라고 말했다.




[윤리경영ㆍ정도경영] 현대.기아차 : "윤리강령 특징"
현대·기아차 임직원은 매년 윤리강령을 실천한다는 서명을 해야 한다.

"한국의 자동차 산업을 책임진다는 자부심을 갖고 비윤리적 행위는 배격한다"
"사내 임직원간의 부당한 업무요구 및 직권을 이용한 청탁행위를 단호히 배척한
다"는 등의 여섯가지 실천강령을 각자의 책상에 게시해야 한다.

협력업체와는 비윤리적인 행태가 빈발할 수 있는 소지가 큰 만큼 관련 윤리강령
도 제정해 실천하고 있다.

무엇보다 구매본부 임직원의 경우 본사와 협력업체간 투명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최일선에 있어 더욱 높은 윤리강령 실천수준을 요구받고 있다.

네가지 윤리강령 준칙과 무려 20가지에 달하는 세부 실천항목을 준수해야 한다
.

협력업체 윤리강령 네가지 준칙은 "구매인이라는 이름을 소중히 해 정의롭고 진
취적인 구매문화를 창출'모든 이로부터 존경받는 구매본부를 만들고자 최선을
다한다"는 내용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협력업체 윤리강령의 세부 실천항목에는 △구매업체로부터 현금 수표 유가증권
등은 어떤 경우에도 받지 않는다 △승진 전보 명절 등에 3만원 이상에 해당하
는 물품을 받아서는 안된다 △협력업체 임직원과 내기(골프 고스톱 포커 등)를
하지 않는다 △부서 회식 후 발생한 비용을 협력업체에 처리요청하지 않는다
△협력업체와 국내외 동반출장시 공적 사적인 비용 등을 협력업체에 처리요청하
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까지 엄격하게 명시돼 있다.

이같은 실천항목을 어길 경우엔 구매총괄본부장 직할로 설치돼 있는 "구매총괄
본부 윤리위원회"가 징계 대상자를 심의하고 징계토록 하고 있다.





[윤리경영ㆍ정도경영] 정직하게 벌어 기업가치 "UP"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으로 "기업윤리"가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사건은 기업들에 "윤리경영"이 더 이상 소홀히 할 수 없는 필수 경영요소
라는 사실을 각인시켜 주었다.

단순히 기업 이미지를 고양하기 위한 충분조건이 아니라 윤리경영 여부 자체만
으로 기업의 성패가 좌우되는 필수조건이라는 것이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기업을 둘러싼 외부환경은 "윤리경영·정도경영"을 더욱 압
박하고 있다.

경영진의 비리와 편법행위가 조금이라도 드러나면 시민단체들이 즉시 날카로운
비판의 칼날을 들이댄다.

금융권에서도 기업의 윤리를 중요한 기업평가 수단으로 내세우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근 윤리경영 여부를 기업 대출심사 요건으로 정하겠다고 밝혔다.


윤리경영 실천 매뉴얼을 제작하고 이를 제대로 지키는 기업들에만 대출 때 우대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이 은행은 이미 지난해 9월부터 기업 윤리경영과 회계 투명성 제고를 위해 회계
감사 대상이 아닌 총자산 70억원 미만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은행과 협약을 맺은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를 받아 적정의견을 얻을 경우 최고 70%까지 3년간 회계
감사 수수료를 지원하고 있다.

윤리경영을 향한 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앞다퉈 윤리경영 헌장을 선포하고 윤리경영을 위해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고 있
다.

캐릭터 제작 등 캠페인을 통해 사내에 윤리경영을 뿌리내리겠다는 기업도 나왔
다.

국내에서 윤리경영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 가운데 하나인 신세계는 최근 어둠 속
에서 밝은 빛으로 바닷길을 인도하는 "등대"를 형상화한 윤리경영 캐릭터를 만
들고 직원 상대 공모를 통해 "가슴마다 윤리의식'손길마다 윤리실천"이라는 슬
로건을 채택했다.

삼성은 올 들어 "부정판단 기준"을 신설'직원들에게 상사의 직무 유기나 부당한
지시를 보고하도록 의무화했으며 부하 직원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따를 경우
에도 부정행위로 간주키로 했다.

LG칼텍스정유는 "준법감시 프로그램"을 도입해 준법감시인에 부사장급을 선임했
다.

현대자동차도 협력업체에 윤리경영 협력 요청 서한을 발송했으며 "협력회사 소
리함"도 설치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 5백대 기업을 대상으로 윤리경영 여
부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58.4%가 윤리경영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30대 기업집단 회사의 경우 76.3%가 윤리헌장을 보유하고 있어 지난
99년 33.3%'2001년 69.4%보다 부쩍 늘었다.

과연 윤리경영이 궁극적으로 기업가치를 올려주고 수치상의 경영성과에 큰 도움
을 주는가 하는 점도 관심이다.

전경련에서 지난 99년부터 작년까지 4년간 윤리경영을 실시하고 있는 기업을 대
상으로 주가 추이 및 주가 변동률'매출액 영업이익률 등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그렇다"이다.

윤리경영 전담 부서를 설치하고 있는 기업의 주가 상승률은 4년 평균 46.3%로
종합주가지수 변동률 15.2%를 크게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평균 10.3%로 제조업 전체 평균인 6.4%를 웃돌았다.

결국 윤리경영의 궁긍적인 이름은 "효율경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