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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속도조절" 현대차 "느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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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경제 발행일자 : 2003-04-29

SK "속도조절" 현대차 "느긋"

SK글로벌 분식회계 파문으로 촉발된 SK사태가 여전히 수습의 가닥을 찾 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자동차와 SK그룹 간에 벌어지고 있는 자동차 애프터마켓을 둘러싼 신(新)라이벌전에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 다.
SK사태 이후 자동차 생산을 빼고는 ‘자동차 애프터마켓’관련 사업의 모든 것을 다한다는 전략을 추진해 온 SK는 ‘속도 조절’이 불가피한 상황인 반면 SK의 공세에 쫓겨온 현대차그룹은 일단 한숨을 돌렸다며 느 긋한 모습이다.

자동차 애프터마켓은 자동차와 이동통신의 결합인 텔레매틱스를 비롯해 렌털' 중고차 매매' 정비' 운송' 물류 정보 서비스 등 미래 자동차관련 사업을 두루 아우르는 신개념의 시장. 오는 2005년쯤 텔레매틱스시장이 연간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시장 규모도 연간 수십조원에 달 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황금시장이기도 하다.

사업영역이 서로 달랐던 두 그룹이 자동차 애프터마켓을 미래 전략사업 으로 지목한 뒤 자존심을 건 선점경쟁을 벌이고 있는 게 최근의 시장 구 도다. 특히 최태원 SK㈜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장남 정의선 부사장이 사실상 이 프로젝트를 주도해 오면서 두 그룹 간의 재계 3' 4 위 다툼과 맞물려 재계의 이목을 끌어 왔다.

SK는 SK㈜를 중심으로 텔레매틱스 등 10개 자동차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무엇보다 강점인 011 이통 통신망을 활용한 텔레매틱스 서비스의 경우 현재 8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에서 올 하반 기 제공 예정인 텔레매틱스 서비스보다는 상대적으로 가격도 싸고 쉽게 장착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SK 관계자는 “㈜SK가 인수·합병(M&A) 파문에 휘말려 있고 SK글로벌 사태의 향배가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자동차 애프터마켓 을 비롯한 신규 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 ”고 말했다.

지난해 말 애프터마켓 관련 태스크포스를 출범시킨 뒤 SK의 공세에 맞 대응 전략을 마련해 온 현대차그룹은 SK사태 이후 가장 소중한 ‘시간’ 을 벌게 됐다며 내부적으로 안도하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은 SK 주유 회원고객이 2600만명을 넘어섰고 SK가 이들을 중심으로 자동차 정비에서 부터 중고차 매매' 텔레매틱스 서비스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갈 경우 ‘재주는 곰이 부리고 재미는 왕서방이 보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갖고 있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SK의 불행을 뭐라고 말할 입장은 아니지만 사업일정 만 놓고 보면 텔레매틱스의 완벽한 상용화에 필요한 테스트와 시범 서비 스 기간을 더 가질 수 있게 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유근석 기자/ygs@n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