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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다임러상용차 표류 "끝은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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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2003년 6월4일

현대-다임러상용차 표류 "끝은 어디?"

현대다임러상용차(DHTC) 합작법인 출범이 현대자동차 노조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업계에 이어 정부와 증권가도 현대차 노사갈등에 대해 일제히 우려를 표시하고 나섰다.

특히 업계는 이번 현대차 노조의 상용차 합작법인 반대가 3/4분기 이후로 장기화될 경우 현대-다임러간 합의가 파기될 가능성마저 제기하고 있다.

◇현대차 노사관계가 최대관건=현대차와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지난 2001년 7월 상용차 엔진 합작법인을 출범시켰다.
또 현대차는 지난 2월14일 이사회를 통해 3개월안에 전주공장을 현물출자하고 다임러는 4억유로 가량을 출자해 엔진 합작법인을 포함하는 상용차 합작법인을 출범시키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현대차 노조측이 상용차 합작 관련 협상을 현재 진행중인 올해 전체 임단협 협상과 연계시키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대형 외자유치 프로젝트인 상용차 합작법인 출범이 당초 계획보다 표류하고 있다.

합작법인 출범에 대한 현대차 노사간의 최대 쟁점은 노조의 합작법인 이사회 참가 및 매각·양도·자본철수시 노조와의 합의 등 노조의 인사와 경영참여 문제' 근로자들이 회사를 옮기는데 따른 전적 위로금 지급 문제 등이다.

현대차 노사는 그동안 협의를 벌였으나 67개 쟁점 가운데 인사와 경영참여 문제등 27개 쟁점에서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국내 완성차업체 사장단은 지난달 29일 윤진식 산업자원부 장관과의 간담회에 앞서 현대차 노조가 다임러와의 합작법인 설립에 반대하는 등 최근 잦아진 노조의 경영참여 요구에 대해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이 자리에 참석한 사장단들은 자동차업계 리더인 현대차가 노조의 요구를 대폭 수용할 경우 자동차업계 전체에 미칠 영향들을 내세워 현대차의 적극적인 노사관리를 주문하기도 했다.

김동진 사장은 이 자리에서 "다임러측과 상용차 합작공장을 언제까지 출범시킬 것인지에 관한 기한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다임러측도 자신들의 내부 전략이 있기 때문에 한없이 기다릴 수만은 없을 것"이라며 "합작문제를 최대한 빨리 해결한다는 방침이지만 문제가 복잡해 여기서 모든 것을 말할 수가 없다"고 털어놨다.

정부도 현대-다임러 상용차 합작법인 설립이 노조의 반대로 지연되고 있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홍기두 산업자원부 자본재산업국장은 지난 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대차 노사가 계속 합의를 못할 경우 상용차 합작법인이 무산될 우려가 있다"며 "노조의 인사.경영에 대한 과도한 요구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현대차의 노사갈등으로 해외업체와의 합작법인 설립 자체가 지연되는 것은 대외 신인도 제고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고' 특히 한국 투자를 준비중인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를 보류시키는 빌미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상용차 합작법인 무산가능성도 제기=자동차 업계는 현대차의 노사 갈등이 3/4분기 이후로 장기화될 경우 다임러크라이슬러측이 상용차공장의 철수를 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다임러는 이미 일본 미쓰비시와 함께 대만에 트럭 합작공장을 설립한 상태"라며 "현대차 노사 갈등으로 상용차 합작법인이 계속해서 지연될 경우 당초 계획을 수정' 대만에 상용차 아시아 생산거점을 세우고 한국에서는 상용차 엔진만 조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에대해 "현재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인사 및 경영권 참여 문제 등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도 "노조와 지속적인 협상을 통해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 이전에 원만한 합의점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머니투데이(경제신문) >김종수 이승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