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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옵션 행사이익 사회환원의 김정태 국민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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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포커스] 스톡옵션 행사이익 사회환원의 김정태 국민은행장


“시장경제와 자본주의 논리에 밀려 소외된 이웃에게 작은 힘이 되고 싶습니다.” 지난 2월 김정태 국민은행장이 스톡옵션의 행사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 겠다고 약속하면서 한 말이다.
당시까지만 해도 국민은행 직원들조차 김행장이 정말 수십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거금을 선뜻 내놓을지 반신반의했던 게 사실. 더구나 지난 8월 스톡옵션 행사 시기는 국민은행의 자사주 매입기간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시장의 괜한 오해를 사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의혹 에도 불구하고 김 행장은 ‘승부사’답게 국민은행 주가가 가장 높던 시 기에 스톡옵션을 행사' 자그마치 67억원(세전 110억원)의 차익을 남겼다 . 이제 세간의 관심은 김 행장이 약속을 지킬 것인가로 쏠렸다.

김 행장은 이미 지난 7월 익명으로 10억원의 수재의연금을 기탁한 상태 . 이제 나머지 57억원을 어떻게 쓸 것인지가 관심거리였다.

김 행장의 약속은 ‘놀랍게도’ 그대로 지켜졌다. 국민은행은 김 행장 의 스톡옵션 행사차익 전액을 소외계층 보호시설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지난 8일 밝혔다. 김 행장은 ‘돈을 벌 때’ 만큼이나 ‘돈을 쓸 때’도 특유의 치밀함을 보여 줬다. 기부금액이 소외계층에 직접 전달될 수 있 도록 약 1개월 동안 면밀한 심사를 거쳐 지원대상 시설을 선정한 것. 김 행장은 취임 초 스톡옵션을 받는 대신 월급 1원만 받겠다고 선언하 며 ‘주가=보수’라는 배수진을 쳤다. 그야말로 잘하면 대박이고 못하면 쪽박이라는 식의 가장 자본주의적인 발상이었다. 하지만 이와 함께 김 행장은 소외된 이웃을 생각하는 따뜻함도 보여 줬다. 자본주의의 선도자 임을 자처했던 김 행장 입에서 경쟁에서 뒤처진 이들에 대한 배려의 말 이 나온 것은 작은 충격이었다.

김 행장은 이번 기부로 두 가지 모범을 보여 준 셈이다. 우선 김 행장 이 직원들에게 늘 강조해 왔듯이 능력껏 받아야 한다는 철학을 몸소 실 천했다. 그는 또 경쟁에서 이긴 사람일수록 주변을 둘러봐야 한다는 점 도 함께 강조했다.

남아 있는 스톡옵션에 대해 “그 동안 한 푼도 안 받고 일해온 대가로 내 몫으로 가져 가도 괜찮지 않겠는가”라고 말하는 김 행장이 ‘냉정한 검투사’가 아닌 ‘따뜻한 승부사’로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동주 기자/djlee@n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