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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1/09 18:25
국세청' 변칙증여-상속 세무조사
국세청이 ‘재벌’ 등 부유층의 변칙적인 증여나 상속에 대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 나설 전망이다.
국세청은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변칙적인 재산 대물림 차단 대책’을 마련해 10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국세청 당국자는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고 자녀나 친지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변칙 상속이나 증여 행위가 다른 많은 납세자들에게 상대적인 박탈감을 안겨 주고 있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매년 법인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정기 주식변동 조사를 정밀하게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명의신탁 등을 이용하거나 거래를 위장한 변칙 증여나 상속에 대해서는 집중적인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또 부동산을 이용한 상속이나 증여 부분에 대해서도 감시 및 세무조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법인이나 개인이 상속세나 증여세를 제대로 내지 않은 것이 적발되면 특별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필요하면 사법 당국에도 고발하기로 했다.
기업주나 대주주의 회사 공금 유용도 엄격히 규제하기로 했다. 특히 이들이 개인적으로 쓴 금액을 법인 비용으로 처리한 것을 적발하면 소득세를 물리는 것은 물론 법인세도 추징키로 했다.
국세청은 이와 함께 일부 기업이 해외투자 자금을 원래 용도대로 쓰지 않는 사례가 많다고 보고 △수출입 거래시 단가 조작 △외상 수출 후 대금 회수 누락 △해외투자 후 폐업 또는 이민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자금 유출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기로 했다.
국세청의 이번 대책은 인수위와 재정경제부가 ‘상속' 증여세 완전포괄주의’를 조기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직후에 나와 차기 정부가 부유층에 대한 과세를 대폭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건희(李健熙) 삼성그룹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李在鎔) 삼성전자 상무보에 대한 국세청의 증여세 부과에 대해 삼성측이 국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해 놓은 상태에서 나온 대책이어서 국세청이 ‘재벌 길들이기’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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