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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빅3' 노사협상 계기 도약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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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03년 9월23일

자동차 빅3' 노사협상 계기 도약 가능할까

[edaily 전미영기자] 미국 자동차 "빅3"는 이번 노사협상에서 생산라인 폐쇄 및 감원에 대한 노조의 동의를 이끌어 냈다. 그러나 제너럴모터스(GM)' 포드자동차' 크라이슬러가 이를 계기로 아시아 경쟁사들과의 생산성 간극을 좁히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지 여부에 관해서는 회의적인 의견이 적지 않다고 CNN머니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잠정 타결된 자동차 노사협상의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지만 이런 저런 경로로 언론에 흘러나온 내용을 종합하면 빅3는 약 3만2000명의 정규직 인력을 줄이기로 노조와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미자동차노동조합(UAW) 소속 현역 노동자의 13%에 해당하는 적지 않는 규모다.

미국 자동차 노조가 생산라인 폐쇄와 감원에 동의했다는 사실 자체는 획기적이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계기로 빅3가 수익성 저하 및 시장 점유율 하락이란 난국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지에 관해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미시간대 자동차 전문가 마이클 플린은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 점유율 하락 흐름을 역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빅3가 계속해서 시장을 잃는다면 생산라인 폐쇄는 일회용 반창고 역할밖에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 업체 JD파워&어소시에이츠의 봅 쉬노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노사협상 타결로 빅3의 경쟁력이 강화되겠지만 이를 통해 아시아 경쟁사들과의 간극을 좁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자동차 시장의 수요와 일본 경쟁 업체들이 격화된 경쟁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빅3의 구조조정 효과가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가의 반응도 미적지근한 편이다. 이번 협상에서 빅3가 감원 이외에 임금 인상' 연금 및 의료보험 지원 등에서도 회사 측에 유리한 내용을 이끌어냈지만 그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골드만삭스의 게리 래피더스 분석가는 "생산성 문제는 빅3가 겪고 있는 이익 없는 성장의 뿌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과잉 공급으로 인한 가격 하락이 문제의 근본이기 때문에 빅3가 감원에도 불구하고 생산량은 현수준을 거의 유지함으로써 생산성 향상을 꾀한다 해도 수익성 제고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JD파워의 쉬노버스는 이와 관련' "빅3가 가능한 모든 공장을 폐쇄한다 해도 일본이나 유럽 업체들이 또 다른 공장을 지을 것"이라면서 "자동차 업계가 가까운 시일 내에 가격 결정력을 회복하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미영기자/anne@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