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자료
중국 자동차산업 과잉투자 공방
| 운영자 | 조회수 1,688
출 처 한국경제 날 짜 2003.09.30


중국 자동차산업 과잉투자 공방

중국 자동차 산업의 투자 과열 논란이 한창이다.

중국 거시경제 발전을 책임지고 있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장궈바오(張國寶) 부주임은 28일 자동차 관련 좌담회에 출석' “그동안 산업별로 무분별한 투자가 있었고 특히 철강과 자동차 산업에 무질서와 혼란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문제들이 시장을 통해 해결되지 못하면 중앙정부는 과잉생산에 대비' 강력한 규제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 27개 성과 자치구·직할시에 흩어져 있는 자동차공장은 모두 123개로 연간 5백50만대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지난해 3백24만대를 생산했다. 또 한국의 현대 기아' 미국의 GM' 일본의 토요타 닛산' 독일의 폴크스바겐 등 세계 주요 자동차회사들이 모두 진출해 있어 중국은 일종의 세계 자동차 전시장처럼 되어 있다.

자동차 산업의 과열투자 문제에 대해 중국 정부와 업계는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다. 중앙정부는 효율적인 경제운용을 위해 자동차의 적정 생산을 유도하고 과투자를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업계와 이들 자동차공장이 입주해 있는 직할시 및 성 당국은 과잉생산은 시장의 자연스러운 결과이며 이를 그대로 두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품질이 낮고 비효율적인 공장은 시장의 힘에 의해 자연스럽게 문을 닫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가 간섭하지 않는 것이 도와주는 길”이라며 중국의 전체 자동차 보유대수가 지난해말 현재 총 2천3백60만대로 인구 1'000명당 20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멕시코(175대)' 브라질(114대)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중국이 안고 있는 고민은 생산한 자동차가 제대로 팔리지 않는다 해도 공장이 입주해 있는 지방정부가 일자리 창출와 세금 징수의 원천인 자동차공장의 문을 닫지 않은 채 금융기관에 대해 대출을 계속해주도록 종용한다는 데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대만 최고의 부자인 왕융칭(王永慶·86) 대만플라스틱그룹 회장이 최근 저장성(浙江省) 닝보(寧波)를 방문' 총 10억달러를 투자' 연산 30만대 능력을 갖춘 고급형 자동차공장 건설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중앙정부의 승인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닝보시 당국이 대만의 자동차공장을 유치하려는 곳은 랴오닝성(遼寧省) 선양(瀋陽)에 본사를 둔 진베이(金杯) 자동차가 투자를 추진하려다 랴오닝성의 반대로 투자를 유보했던 부지다.

석유화학 업종을 모태로 하는 대만플라스틱그룹은 업종 다각화 차원에서 자동차 업계에 처음 진출' 유럽과 일본 자동차를 대상으로 중국에 투자하려는 합작선을 찾고 있다. 중국의 동부해안에서 가장 좋은 항구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닝보에는 석유화학과 방파제 관련 투자를 한 인연을 갖고 있다.

〈베이징/홍인표 특파원 ipho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