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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웃고 - M&A - 다임러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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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날 짜 2003.10.23

르노 웃고 - M&A - 다임러 울고
다임러 실적저조 신용등급 깎여...미쓰비시 부진 한몫
르 노 낫산 분리경영 성공...영업이익 최고 알짜기업

독일 자동차산업의 자존심인 다임러벤츠가 미국 크라이슬러를 인수ㆍ합 병하면서 탄생한 다임러크라이슬러와 일본 닛산자동차를 인수한 프랑스 르노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크라이슬러의 실적 부진으로 신용등급이 투자부적격 두단계 전(BBB)까지 추락한 반면' 르노 가 인수한 닛산자동차는 알짜배기 회사로 재기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 를 받고 있다.

이처럼 두 회사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차기 르 노 회장으로 지목되고 있는 카를로스 곤 닛산 사장은 "르노의 닛산 흡 수ㆍ합병을 반대한다"면서 크라이슬러를 통합 흡수한 위르겐 슈렘프 다 임러크라이슬러 회장의 전략과는 다른 분리경영 전략을 제시해 주목을 끌고 있다.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추락=세계 5위의 자동차업체인 다임러크라이슬러 가 21일 3분기 영업이익이 12억5000만유로(14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같 은 기간 대비 19%나 감소했다고 발표한 직후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

푸어스(S&P)는 이 회사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조정했다.

S&P는 "다임러크라이슬러가 고급 승용차시장에서는 선전하고 있지만 크라이슬러의 부진이 전체 신용등급에 영향을 줬다"며 이 회사의 장기 회사채 등급을 BBB+에서 한 단계 낮은 BBB로'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 와 같은 수준으로 내렸다.

지난 2분기에 9억4800만유로(11억달러)의 적 자를 기록한 크라이슬러사업 부문은 3분기에 1억4700만유로의 이익을 냈 지만 올해 전체로는 적자를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다임러크라이슬러가 인수한 또 다른 회사인 일본의 미쓰비시자동차도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해 1억4300만유로의 손실을 입었다.

신용등급 하향조정에 대해 다임러크라이슬러의 맨프레드 겐츠 최고재무 책임자(CFO)는 최대 시장인 북미 지역에서 최근 가격전쟁으로 자동차 할 부금융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점을 들어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타격을 우려했다.

크라이슬러는 1998년 다임러벤츠에 인수된 이래 지난 3년간 종업원을 20% 이상 줄이는 등 경비절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전히 저조한 생 산성과 북미 시장의 할인 경쟁' 과잉생산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 지난 9월 현재 크라이슬러의 누적 재고는 86일분을 기록해 경쟁업체의 50~60일분보다 높았다.

이에 따라 인수ㆍ합병 후 크라이슬러의 주력 상 품을 다임러처럼 고가 자동차로 상향전환하려는 위르겐 슈렘프 회장의 회생 전략이 차질을 빚고 있다.

◆곤 사장' 르노와 합병 반대=크라이슬러의 부진과는 대조적으로 지난 99년 파산 직전의 닛산자동차 지분의 44.4%를 인수한 르노는 2000년 취 임한 카를로스 곤 사장의 뼈를 깎는 구조조정 덕에 전 세계 자동차기업 중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알짜 기업으로 재기했다.

일본 2위의 자동차업체인 닛산자동차는 2003회계연도 상반기(4~9월) 순 익이 2377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5% 증가 한 4011억엔을 기록했다.

매출도 8.2% 늘어난 3조5600만엔을 기록했다.

순익이 줄어든 것은 영업이 부진해서라기보다는 지난해 기록적인 경비 절감 덕분이었다.

닛산은 상반기 동안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한 144만대를 판매해 모 회사인 르노의 122만대 판매실적을 넘어서는 결과를 냈다.

닛산을 부활시키면서 오는 2005년에는 르노의 회장 자리를 이어받을 것 으로 알려진 곤 사장은 21일 가진 인터뷰에서 "르노와의 합병은 실익이 없으며 닛산의 독자적인 브랜드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르노의 닛산 흡수ㆍ합병 대신 각자 독자적인 브랜드와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펼쳐 나갈 것을 주장했다.

고지희 기자(jgo@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