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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한국자동차 ‘도약’ 세계 시장이 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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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03년 10월30일

[자동차]한국자동차 ‘도약’ 세계 시장이 좁다

[한겨레] 차세대 신성장 이끌 자동차산업 <1>"포니" 후속 신화 도래하나 올해 국내 자동차산업은 사상 최대의 수출 실적을 거뒀다.
올해 경기부진에도그나마 성장이 멈추지 않은 데에는 자동차산업의 기여가 절대적이었다.

우리경제가 정부의 구상대로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향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마련하느냐' 아니면 선진국 문턱에서 탈락하느냐는 물음에 대한 답의 실마리 역시자동차산업이 쥐고 있다.
총생산과 고용' 전후방 연관효과에서 자동차산업의비중은 다른 산업의 추종을 불허한다.

정부가 지난 8월 발표한 ‘차세대신성장동력 10대 산업’ 가운데서도 자동차는 주력산업으로 꼽혔다.
자동차는정보통신(IT)과 전자기술 등이 결합된 ‘움직이는 생활공간’으로 변모하면서'다른 성장동력 산업들의 발전과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다.
차세대 신성장을 이끌자동차산업의 가능성과 위기 요인을 살펴보고'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모색해본다.

연관 인력 모두 1500만명자동차산업을 흔히 ‘기계공업의 꽃’이라 한다.
자동차가만들어지기까지 부품과 도구' 생산설비 등 여러 분야가 함께 어우러져 발전하면서자동차산업도 발전한다.
때문에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자동차산업을 키우고 싶은산업 1호로 꼽는다.

우리 경제에서 자동차산업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자동차산업의 올해 부가가치생산액 추정치는 32조원이다.
반도체의 3배를 넘는다.
자동차 생산이 차질을빚으면 전체 경제성장률이 출렁일 정도이다.

또 자동차산업에 직접종사자만21만명' 부품과 판매 등 연관된 산업의 인력까지 더하면 150여만명으로 전체고용인력의 8% 가까이를 차지한다.
게다가 앞으로 자동차산업의 비중과 전후방연관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선정한 10대 신성장동력산업 가운데 자동차산업은 2012년 부가가치 생산액예상치가 74조원에 이를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할 뿐 아니라' 차세대 전지' 반도체'디스플레이' 차세대이동통신' 디지털콘텐츠 등 다른 5개 산업과도 밀접하게 연관돼있다.

앞으로 자동차산업은 이런 첨단 산업들과의 융합으로 전혀 새로운 개념의제품과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어야 살아남는다.
거꾸로도 마찬가지다.
자동차산업이 살아야 다른 신성장산업들이 발전한다.

자동차산업은 이제‘기계공업의 꽃’에만 머물지 않는다.
결국 자동차와 관련된 신기술이 앞으로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이끌어 나갈 핵심 원동력이라는 얘기다.

10년뒤 부가가치 생산액 74조 핵심산업 "우뚝"내수 의존형에서 해외진출다축경영으로 전환튼튼한 체질로 기초경쟁력·첨단기술력 강화를 올해 국내자동차회사들은 안팎으로 어려운 여건에서도 영업실적은 비교적 양호했다.

무엇보다 수출과 무역수지 확대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올 들어 9월말까지의자동차 수출액은 125억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2% 늘었고'무역수지 흑자는 117억달러로 같은 기간 전체 무역수지 흑자 83억4천만달러보다 더많다.

1대당 수출가격도 2000년 7386달러에서 지난해 9106달러에 이어 올상반기에는 9371달러로 높아졌다.
단순히 가격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물량 위주의수출전략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14.9%)' 캐나다(19.3%) 등 주요 수출시장에서 두자릿수 증가세를 유지하면서유럽연합(EU)에 대한 수출은 52.7%' 중국으로의 수출은 164.6%나 늘었다.

이항구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차가 미국과 유럽의 양대 주력수출시장뿐만 아니라중국이라는 최대 신흥시장에서도 높은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상태에서 품질과브랜드 경쟁력까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반면에 내수시장에서는 극심한 판매부진을 겪었다.
9월말까지 총 내수판매대수가101만2천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9%나 줄었다.
업계에서는 연말까지 수출은170만대' 내수판매대수는 137만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자동차산업전문가들은 이런 내수와 수출의 희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오히려‘내수시장에서 기반을 확보하고 수출로 외형을 확대’하는 기존 성장방식에서탈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즉 내수시장 의존 경영에서 해외의 여러 수출시장을통해 고르게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갖춘 ‘다축경영’으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주식시장에서도 자동차회사의 경영실적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손종원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현대' 기아' 쌍용차 등 상장 자동차3사의 올해경상이익을 2조5천억원' 7400억원' 2900억원 정도로 각각 예상했다.
기아차는지난해보다 조금 못한 실적이지만 현대차와 쌍용차는 사상 최대이익이다.

이동화자동차공업협회 상무는 올해 국내 자동차회사들의 경영실적과 관련해' “90년대후반부터 시작된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힘을되찾은 단계”라며 앞으로 몇해 동안은 이런 안정적인 수익구조가 유지될 것으로전망했다.

품질·값등 중국에 추격 위협그러나 국내 자동차산업이 그 비중만큼이나 우리경제의 성장을 이끌 수 있을 정도로 한단계 더 도약하기에는 난관이 한둘이아니다.

이항구 연구위원은 “자동차산업은 의외로 외부환경에 민감한데다전세계적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 성장탄력을 이어가지 못하면 쉽게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인베스투스경영컨설팅의 이권형 박사도“구조조정이 완결되었다고 하지만 문제를 치료했을 뿐이지 경영관행이나노사관계' 기술개발 능력 등 어느 한가지도 세계적 경쟁력을 갖췄다고 할 수준의튼튼한 체질을 구축하지 못했다”며 “아직도 우리 자동차산업은 시험대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자동차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후발주자로서 추격하는 단계를 넘어 어느 한 분야에서라도 주도권을 행사할 수있는 기술을 찾아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 자동차산업의 급팽창도 한국 자동차회사들에 큰 위협요소이다.

지금은중국이 가장 유망한 시장이지만' 세계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산 자동차가한국산 자동차와 경쟁관계에 들어서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세계자동차 생산 5위 자리를 중국에 내줘 6위로 한단계 떨어졌고' 올해는 그 격차가 더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칫 우리 자동차회사들이 첨단기술 경쟁력에서는 도요타등 선진 자동차회사들을 영원히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뒤처지고'품질·가격·성능 등 기초경쟁력에서는 중국에 추격당하는 처지에 놓일 수도 있다.

2차대전후 세계 최고속 발전기록그러나 한국 자동차산업은 2차 세계대전 이후자동차산업에 진입해 유일하게 독자생존하고 세계 자동차산업사상 가장 빠른속도로 발전한 기록을 자랑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게 한국 자동차산업의역사이다.
현대자동차가 전 세계 각국으로부터 ‘무모하고 별난 사람들’이라는소리를 들으며 첫 고유모델인 포니자동차를 개발해 선보인 때가 1975년 12월이다.

이듬해부터 곧바로 포니 수출이 시작돼 세계시장에서 반응을 보이자 박정희 정부는1977년 조선' 전자' 섬유' 석유화학과 함께 자동차를 ‘5대 수출전략산업’으로지정하고 고도성장의 엔진으로 삼았다.

그리고 실제로 고도성장을 이끌었다.
그 뒤 26년이 지난 지금' 다시 정부는 10대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의 하나로자동차를 꼽았다.
포니 신화 그 후의 또다른 신화가 나와야 할 시점이다.

박순빈 기자 sbpark@hani.co.krⓒ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