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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불꽃튀는 녹색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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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불꽃튀는 녹색차

[한겨레] 차세대 신성장 이끌 자동차 산업③인간과 자연' 기술의 조화‘환경대응 없이는 자동차의 미래는 없다.’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초 후지오 사장이 지난 10월 중순에 열린세계경영자회의에서 한 연설의 주제이다. 자동차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배기가스 대책 등 환경문제에 대응한 기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얘기이다. 이는세계자동차업계를 향한 도요타의 자기선언이지만' ‘환경기술 개발경쟁에서뒤떨어지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도 담겨 있다.

실제로 세계 자동차업계에 친환경자동차의 개발은 미래의 과제가 아니다. 미국과유럽연합 등 주요 자동차시장의 정부당국들이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저공해자동차의생산 및 판매촉진책을 시행하면서 세계자동차회사들은 친환경자동차 개발에 사활을걸고 나서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자동차업계에선 가장 먼저 1997년‘프리우스’라는 하이브리드차의 양산체제에 들어갔다.

일 “효율 높이고 값은 내리고”미쓰비시종합연구소는 최근 ‘일본자동차 산업의 실력’이라는 연구보고서에서세계 17개 자동차회사들의 경쟁력 순위를 매겼는데' 환경기술 및 저공해자동차개발능력이 뒤처진 회사들은 모두 하위권에 머물렀다. 이 보고서는 환경기술에서앞서가고 있는 일본자동차회사들이 “80년대에는 소형자동차' 90년대 고가승용차로세계 자동차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가 21세기에는 친환경자동차로세계자동차업계의 선두에 올라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5일 막을 내린 도쿄모터쇼에서도 ‘친환경 에코카’를 향한 각국자동차회사들의 불꽃튀는 경쟁이 그대로 드러났다. 출품된 양산차종으로는하이브리드차가 단연 돋보였다. ‘하이브리드(Hybrid:잡종)자동차’란 말 그대로'기존의 가솔린엔진과 함께 전기모터 구동방식을 병행하는 차이다. 따라서가솔린연료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하이브리드차 개발경쟁에서는 일본자동차회사들이 선두주자이다. 특히 도요타와혼다가 세계 하이브리드차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도요타는 이번도쿄모터쇼에서 올해 세계시장에서 7만대 정도의 판매가 예상되는 ‘프리우스’의신형을 소개했다. 2400급인데 1리터에 35.5km를 갈 수 있는 차이다. 동급 승용차의연비가 평균 리터당 9㎞ 안팎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가격이다. 대당 판매가격이200만엔을 조금 웃돈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이것저것 다 붙여서소비자판매가격이 2500만원선이다. 도요타는 올들어 특히 프리우스의 판매가급증하자 해당 생산라인의 3교대 근무체제로 바꿔 풀가동하고 있고' 라인확장도서둘러 2005년까지 프리우스 생산대수를 연 30만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하이브리드차에서 도요타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혼다는 ‘이마스(IMAS)’라는소형 하이브리드카를 도쿄모터쇼에 새로 선보이면서 ‘1리터에 40㎞를 달릴 수있는 세계 최고의 연비’를 내세웠다. 탄소섬유(카본) 소재에다 유선형 차체디자인으로 경량화와 공기저항 절감을 추구해' 이 회사의 현재 하이브리드양산차종인 ‘인사이트’보다 무게를 약 120㎏이나 가볍게 했다.

닛산자동차도 자체 개발한 하이브리드차 새모델(모델명:X-TRAIL)을 내놓고“시판계획을 애초 일정보다 2년 앞당겨 올해 안에 내놓을 것”이라며 환경차에대한 열의를 보였다. 도쿄모터쇼를 다녀온 김소림 자동차공업협회 이사는“하이브리드차는 이미 양산단계를 넘어서 높은 연비효율에다 가격경쟁력까지 갖춰시장이 무르익어감을 실감할 수 있었다”면서 일본산 하이브리드차들이 국내시장에상륙했을 때의 상황을 크게 우려했다.

환경차시대 관련산업 지각변동지엠(GM)을 비롯한 미국의 ‘빅3’와 유럽자동차회사들은 연료전지차에 승부를걸었다. 이차는 자동차 안에 장착된 연료전지에서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얻은 다음' 이것을 동력으로 모터를 움직여 주행하는 방식을 채택한다.

연료전지차에선 배기가스 대신 수증기가 나온다. 말그대로 무공해자동차이다.

세계자동차회사들이 추구하는 친환경자동차의 최종목표가 바로 이 연료전지차이다.

연료전지차도 양산 시점이 멀지 않았다. 이미 시험생산을 시작한 데도 있다.

지엠은 지난 6월 픽업트럭인 ‘시보레’를 개조해 만든 연료전지차(S-10)로 시속25마일까지 속도를 내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1월 미국에서 열린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처음 발표한 연료전지 콘셉트카 ‘하이-와이어’의 양산계획도차질없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오는 연말쯤 유럽10개도시에서 연료전지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독일의 베엠베(BMW)는 헬무트 파겐사장이 직접 “앞으로 5년 안에 유럽의 일반고객들이 살 수 있는 연료전지승용차를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연료전지차가 본격적으로 시장에진출하게 되면 자동차의 내연기관이 없어지는 엄청난 변화가 일게 된다.

자동차산업 뿐만 아니라 철강과 에너지 등 관련산업에까지 지각변동이 일어난다.

윤재석 에이앤디컨설팅 회장은 “현재 각국의 기술개발 추이를 보면 내년에는연료전지차의 생산 원년' 2010년이면 본격적인 양산체제에 들어설 것”이라고예상하면서 “연료전지차는 민간 자동차회사들의 자율적인 기술개발경쟁으로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과 에너지 문제를 고려한 각국의 목표와 정책적 지원에따라 개발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정부가 적극 나서 각계의 연구개발역량을다 모아 국가프로젝트의 하나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순빈 기자 sbpark@hani.co.krⓒ 한겨레(http://www.hani.co.kr)'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