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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체들 “금맥캐자” 중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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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체들 “금맥캐자” 중국행

차세대 신성장 이끌 자동차 산업④중국자동차산업
‘중국을 넘어 세계를 넘본다.’

중국 상하이시 중심에서 서북 쪽으로 40㎞ 떨어진 안팅은 인구 4만명에 불과한' 우리나라 읍 크기의 행정단위다. 중국 최대 승용차 메이커인 상하이폴크스바겐이 자리잡은 이곳에선 지금 땅을 갈아 엎고' 도로를 깔고' 건물을 올리는 공사가 한창이다. 2007년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2000만평 규모의 상하이국제자동차산업단지 조성 공사다. 완성차' 부품' 연구·개발' 거래' 인력교육 등 자동차와 관련된 모든 게 이곳에 들어선다.

■ 폭발하는 자동차시장=국제자동차산업단지는 폭발하는 중국 자동차시장과 산업의 한 단면이다. 연안도시의 두자릿수 소득증가율' 세계적 메이커들의 진출과 증산'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둔 기대감 등이 중국 자동차산업을 살찌우는 양식이다.

중국의 자동차 생산은 지난해 325만대를 기록하며 한국을 제치고 세계 5위에 올라섰다. 2010년 이후 중국 자동차시장 규모가 일본을 제치고 미국 다음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특히 소득증가에 따라 승용차의 생산과 소비가 괄목할 만하다. 지난해 상용차 판매(212만2천대)는 31.7% 증가한 반면' 승용차(112만6천대)는 48.9% 성장했다. 올들어서도 3분기까지 승용차 판매가 69%나 뛰었다. 베이징현대자동차(기차)의 이강동 이사는 “지난 5월 중국에 왔는데' 몇달 사이에도 베이징 시내의 차량 증가가 피부로 느껴질 정도”라고 말했다. 베이징의 자동차는 이미 2000년에 100만대를 넘어섰다.

■ 달아오르는 세계 자동차업계의 결전=제2의 ‘골드 러시’로도 불리는 중국 자동차시장에서의 경쟁도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릭 와그너 지엠(GM) 회장은 이달 초 “전례없는 경쟁”이라는 말로 중국시장 상황을 요약했다. 윌리엄 클래이 포드 회장은 3분기에 포드사가 30억달러의 적자를 냈다는 발표한 다음날 베이징에 나타나 중국 사업을 확장하겠다며' 합작사인 장안자동차그룹과 함께 수년 동안 15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폴크스바겐' 다임러크라이슬러' 푸조시트로엥' 도요타' 닛산' 혼다' 르노 등 중국에서 합작사를 운영하고 있는 업체들은 하나같이 수억~수십억 달러의 추가투자와 수십만대 증산을 공언하고 나섰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본격 진출한 이들 업체는 지금까지 1~2개의 승용차 모델만 생산해 왔지만' 2005~2010년이 되면 일부 업체는 자국에서 생산하는 대부분의 차종을 중국시장에 내놓을 복안을 갖고 있다. 외국 업체들 가운데서는 산타나와 파사트 등을 앞세운 폴크스바겐이 40% 안팎의 승용차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말 베이징현대자동차에서 뉴이에프 쏘나타 생산에 들어가 출발이 비교적 늦은 편이다. 이 회사는 올해 5만대 생산을 달성하고' 내년에는 아반떼엑스디 모델을 엘란트라로 이름을 바꿔 두 차종에서 13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기아자동차도 둥펑위에다기아를 통해 천리마라는 이름으로 엑센트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부품업체들도 중국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미쉐린은 수억달러를 추가투자하겠다고 최근 발표했고' 2000년 이후 세계적으로 1만7500명을 감원한 델파이는 중국에 수억달러를 쏟아붓는 중에 있다. 3분기까지 북미는 1.7%' 서유럽은 1.5% 자동차 판매가 줄어든 상황에서 대형 완성차·부품업체들의 이런 행보는 더욱 불가피해졌다.

■ 기회이자 위협=중국 자동차산업의 이런 성장세는 경쟁국이나 업체들에게 기회이자 위협이다. 중국은 자국 업체 보호와 기술이전을 위해 완성차업체들의 합작 지분을 50% 이내로 제한했다. 중국 정부는 2010년까지 자국기업이 지적재산권을 가진 차의 판매량의 50%' 자국기업이 지적재산권을 지닌 부품수출이 40%에 달하게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외국 완성차업체 진출이 일단락된 현재는 부품산업 육성에 관심을 보이는데' 완성차의 특징을 지닌 부품 수입에 대해서는 고율의 관세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올해 40% 안팎까지 내려간 수입차 관세가 2006년엔 25%까지 내려간다. 때문에 중국 국내업체와 중국에 생산기지를 둔 외국업체' 수입차와 국산차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더욱이 지금의 경쟁적 증산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05년~2010년에는 과잉공급 상태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2010년에 생산이 1490만대' 국내 수요가 600만~700만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샹밍 상하이자동차산업발전연구실 수석연구원은 “2005년 이후가 되면 과잉공급에 이르러' 업체 판도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불과 몇년 뒤에는 중국산 자동차가 세계시장에 쏟아지는 역류현상이 본격화돼' 한국 자동차업체들에게 새로운 위협 요소로 떠오를 전망이다.

/ 베이징 상하이/이본영 기자 eb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