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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려가는 쌍용차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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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24시] 팔려가는 쌍용차 기술

"란싱그룹이 인수하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 (쌍용차 채권단)

"중국 업체로 넘어가면 과연 무얼 배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쌍용차 연구원)

중국 국영석유화학회사인 란싱그룹이 쌍용차를 인수할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후이해당사자인 채권단과 쌍용차의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지분 매각을 통해 쌍용차를 매각하는 채권단 입장에서야 중국이든' 미국이든'유럽이든 "몸값"만 후하게 쳐준다면 좋은 일이다. 그간 쌍용차에서 받지 못했던 이자까지 받을 수도 있으니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쌍용차 고객도 새 주인이 누가 되든 차를 사고' 서비스를 받는 데 별 지장이없다면 중국 업체에 불만이 크게 있을 리 없다. 그러나 쌍용차 기술진은 견해가 다르다. 무한경쟁시대에서 살아남으려면 신기술을 습득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을 이전해 줘야 하는 중국 업체보다는 하나라도 더 배울 수 있는 유럽이나미국 업체가 사주기를 원했다.

쌍용차는 규모로 보면 그리 큰 회사는 아니다. 하지만 레저차량(RV) 분야에서만큼은 독자적인 기술력과 무쏘 등 우수한 차량을 생산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쌍용차 매각은 애당초 회사의 미래 생존능력을 감안해 추진됐어야한다는 게 기자의 시각이다. 다시 말해 "돈"(인수대금)과 "생존력"(미래가치)을 동시에 고려했어야 한다는 얘기다.

자동차 전문가들도 이번 쌍용차 매각에 대해 "카니벌라이즈(식인화)"란 말로우려하고 있다. 자동차 기술에 배고픈 중국측엔 좋은 계기가 되겠지만 그간 국내에서 일군 쌍용측의 기술이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경쟁국에 넘어간다고 걱정하는 것이다.

아가 중국이 한국은 물론 세계 자동차 시장을 공략하는 길을 터주어 장기적으로 "호랑이 새끼를 키우는" 꼴이 될 것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쌍용차 매각은 단순히 채권단이 돈을 회수하기 위한 자본과 관련된 문제가 아니라 자동차에 들어가는 강판도 제대로 못 만드는 경쟁국으로 기술이 유출될수 있다는 면에서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새 주인 선정이 "돈의 논리"에 치우치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

<민석기 산업부 기자 msk@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