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자료
자동차 제조사 이미지 벗고 ‘스마트 모빌리티’로 가속 페달
| 운영자 | 조회수 844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실질적인 그룹 수장으로 활동하며 경영에 전념한 지 2년이 지났다. 이 기간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제조기업이라는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 ‘스마트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체제 전환을 가속화하며 다가올 미래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 부회장은 2018년 9월 14일 그룹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공식적으로는 정몽구 회장에 이어 그룹 내 2인자가 됐지만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그룹을 이끌어왔다. 지난해 3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를, 지난 3월에는 현대차 이사회 의장에 올라 입지를 넓혔다.

자동차 업계는 지난 2년간 미·중 무역 갈등,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하지만 정 부회장은 브랜드를 강화하는 동시에 기업 체질을 바꾸는 작업을 차례로 진행하며 현대차그룹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와 고성능 브랜드 ‘N’의 성공적인 안착을 주도하고, 이를 통한 실적 반등에 기여했다. 그룹 내부적으로는 여성과 외국인 임원의 비중을 늘리고, 과감한 외부 인재 영입을 진행해 경쟁력을 강화했다.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미래 모빌리티 체제 전환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와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환승 거점(HUB)을 중심으로 한 차세대 모빌리티 비전을 밝힌 바 있다.

친환경차 시대를 위한 준비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내년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바탕으로 한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 시리즈의 차종을 선보일 계획이다. 정 부회장은 “2025년까지 전기차를 100만대 판매하고 시장점유율 10% 이상을 기록해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대외 행보도 적극적이다. 올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과 차례로 만나 전기차 배터리 사업 협력을 강화하고 미래 신사업에 대한 방향을 논의했다. 청와대의 한국형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는 직접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발표하며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 뉴딜’ 정책에 힘을 보탰다. 이밖에도 수소 분야 세계 CEO 협의체인 ‘수소위원회’의 공동회장으로 활동하며 수소경제 발전과 선도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미래 신사업을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 세계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2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앱티브사와 합작법인 ‘모셔널’을 세웠다. 싱가포르에는 현대 모빌리티 글로벌혁신센터를 세우고 전기차 공장을 지어 2022년부터 연 3만대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정 부회장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일단 코로나19로 위축된 자동차 시장의 위기를 잘 넘겨야 한다. 판매 잠재력을 지닌 중국 시장 공략도 필요하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완공 등도 당면해 있는 주요 과제로 꼽힌다.